[라노베] 어느 여름날의 오미아이(お見合い)와, 혹은 하늘을 헤엄치는 아네모이와. [5번째 날 4번째]



역시 초전개는 즐겁근영.














이 마을의 어느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시온.
가정뿐만 아니라, 이 마을에서는 여기저기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배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자연산은 드물다고나 할까――그러던 게 잔혹하게도, 모조리 뽑혀 있었다.
시온의 뿌리나 줄기에는 거담작용(*주1)등이 있어, 옛부터 약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뽑힌 풀 대신에 묻혀 있던 건, 그 약.
「약을 지어뒀어요. 여름감기 조심하세요」라는, 짓궃은 메모와 함께.
……뭐야 이게?
「후훗, 역시 왔구나. 이렇게 나쁜 짓을 해두면, 네가 달려올거라고 생각했거든」
돌아보자 그곳에는 우리와 비슷한 또래의 소녀가.
회고취미(懷古趣味)와 소녀취미[고딕 로리타]를 접목시킨――붉은색을 기본으로 한 의상으로 몸을 감싼 소녀는, 양산 너머로 가련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산친구, 라고도 생각했던 내 의혹을 무시하고, 그렇다기보단 내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소녀는 이치코를 기쁜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너구나. 호즈노미야 신사의 무녀라는게」
「어머, 잘도 아셨네요」
「그런 꼴을 하고 있는데 모를리가 없잖아! 흥, 정말이지 화가 난다니까――그 정의의 사자인 척하는 것도 그렇고, 남을 내려다보는 태도도 그렇고, 너희 할멈을 쏙 뺴닮았어」
「할머님을 아세요?」
「잊을리가 없잖아! 십년 전, 이 마을로 도둑질을 하러 온 아빠를 잡은 장본인이니까!」
거기서부터 그녀의 열변이 시작됐다.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좋은 솜씨로 물건을 훔쳤는가 하는 무용담을 아주 길게.
그리하여 그녀가 말하는 『도적왕』이라는 이명을 가진 아버지는, 10년 전, 결국 이 마을까지 오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노린 건, 「오미아이는 그 기간동안, 다른 사람의 집에 묵을 수 있다」라는 부분이었다.
이걸 이용 하지 않을 수야 없지――라고 생각했다는 모양이다.
아아, 역시나. 그런 규칙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나오겠지.
「대악당! 그래, 아빤 집이 빈 틈을 노려 금품을 살짝 가져가는, 누구나가 두려워하는 대악당! 집주인에게 들키면 도망치는, 그야 무서우니까, 라는 미학까지도 지니고 있는 악당중의 악당이라구!」
「당신의 아버님이 소심한 절도범이라는건 잘 알겠어요. 그래서, 그게……」
「뭘 들은거야!? 대악당! 그래, 그리고 그 대악당의 앞을 가로막은게 겐 할멈! 젠장! 조금 멋지잖아!」
「그건 고맙네요. 할머님을 칭찬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냐! 겐 할멈은 악을 두려워 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섰어! 쳇, 역시 멋지잖아!」
「그래서――어떻게 됐는데요?」
상대하기도 귀찮아 진건지, 이치코가 이야기를 재촉했다.
「뭐……그건 제쳐두고」
그래서, 잡힌건가. 그 할머니 꽤 강하니까.
「아무튼! 난 정했어! 겐 할멈에게 복수를 하겠다고――하지만 겐 할멈은 귀신같이 강하니까 무섭고, 손녀딸인 널 복수의 대상으로 삼겠다고 말이지!!」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한심한 소리를 그렇게 허세부리면서 이야기 해도, 저기」
「시끄러워! 부모의 원수는 내 원수! 나이대도 딱 맞고, 이게 평등정신이라는 거야!」
「당신, 남들한테 "쟨 기세만 좋더라" 라는 소리 자주 듣지 않아요?」
「어……가, 각오해! 그 여유 부리는 얼굴을 울상으로 만들어 줄테니까!」
딱 걸렸구나. 딱 걸린거지?
「뭐, 상관없지만요――당신, 한가지 잘못 알고 계신게 있어요. 절 부를 땐 무녀가 아니라, 『이치코(神巫)』라고, 그렇게 불러주세요」
넌 또 너대로 주장할 부분이 거기냐.
(나 참……)
뭐랄까, 그, 뭐냐.
세상엔, 여러 사람들이 있지, 응. 세상 살기 힘들어.
「이야기도 끝난 모양이니, 우린 슬슬 가볼까 하는데」
하고, 어른스러운 대응으로 이치코를 데리고 발길을 돌리려고 했을 때.
「――사부로」
우산친구, 즉 도적왕의 딸이,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충격에, 눈 앞의 광경이 흔들렸다――
얻어맞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에는, 난 땅바닥을 핥고 있었다.
「와, 왕쨩!?」
「너도 개를 기르고 있구나. 그렇지, 내거랑 겨뤄보자――내건 네 개처럼, 한심하진 않지만 말야」
위험하다……이 녀석들, 까불고는 있지만 강해.
내 눈앞에 굳은 자세로 서 있는 건,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커다란 몸집의 거한.
지금까지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건지, 도적녀의 신호와 함께 나타났다.
「대악당의 딸에게는 강한 호위가 붙는 법이지. 자 사부로, 해치워」
사부로라고 불린 거한은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일어서려고 한 나에게 발길질을 했다.
복부에 느껴지는 엄청난 압력――급속히 올라오는 구토감. 위로 올라온 위액이 목을 달군다.
시야의 흔들림이 구토감과 함께 흘러넘친 눈물로 슬슬 본격화 되기 시작했을 때, 아까와는 반대쪽 뺨에 둔한 통증이 느껴졌다.
멱살을 잡혀, 무서울 정도의 힘으로 억지로 일으켜지고 그와 함께 계속 얻어맞고 있다――
그걸 이해했을 때, 난 이미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건 너무나도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누구도 막을 새가 없었겠지.
(이놈들은 위험해……이치코……도망……쳐……)
말이 되지 못한 마음이, 옅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맴돌았다.
지면에 쓰러질때까지의 아주 짧은 시간, 난 이치코와 눈이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에 그녀의 눈동자는 놀라움으로 크게 떠져 있었고, 그리고――또.
「어?」
누군가의 얼빠진 목소리가 들렸을 때, 난 의식을 잃었다.





*주1 - 목이나 기관지에 있는 담을 없애는 효과.
by MiTS | 2009/08/12 23:59 | 번역물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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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치포포 at 2009/08/13 19:08
그렇지여. 즐겁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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